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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un's Wonderwall
[42서울] 10기 1차 라피신 후기 (+본과정 합격) 본문
42서울의 "온라인 테스트, 체크인 미팅, 라피신 신청, 라피신 ID Check(등록일)"은 아래 링크를 참고
https://hereishyun.tistory.com/44
시작하기 전에
후기를 읽을 분들께서 참고하실 수 있도록 라피신 시작 전 나의 상황을 약술하려고 한다. 나는 컴퓨터공학 전공생으로, 2023년 7월 기준 2학년 1학기까지 수료한 상태에서 라피신 과정을 진행했다. 학교에서 컴퓨터프로그래밍및실습(C언어 기초), 객체지향프로그래밍(Java) 과목을 수강했고 자료구조, 알고리즘, 쉘 등은 아직 배우지 않았었다. 작년 말 교내 알고리즘, 자료구조 스터디(C++)를 진행했었으나 스터디 수료 후로는 다른 활동을 하느라 알고리즘 공부가 뒷전이었다. 42서울을 통해 꾸준히 알고리즘을 공부하는 습관을 기르고 싶었다.
작년에 동아리에서 게임 제작 프로젝트를 몇 개 했었는데 다 기획 포지션으로 했었다. 기획 일은 적성에도 잘 맞고 재밌었지만, 나는 결과물을 직접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싶어서 기획자보다 개발자가 되고 싶었다. 프로그래밍에 대한 나의 적성을 확인하고 싶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프로그래밍에만 몰입해볼 필요가 있었다.
온종일 코딩만 하려고 라피신을 신청했다.
라피신 시스템
10기 1차 라피신은 2023년 7월 17일부터 8월 11일까지 강남구 대륭서초타워에서 진행되었다.
이 빌딩에는 공부를 진행할 수 있는 컴퓨터실 '클러스터'가 세 곳 있다. 클러스터 출입 시 카드를 태깅해 활동 시간을 확인한다. 26일간 주당 40시간을 채우면 주별로 25만 원, 총 100만 원의 지원금을 준다. (세전, 기수에 따라 기준이 다를 수 있다)
자리는 지정석이 아니며 매일 원하는 자리에 가서 공부하면 된다. 곧 다들 선호하는 클러스터와 특정 자리 구역이 생기게 된다. 나는 어쩌다 보니 처음에 들어왔던 클러스터에서 쭉 지내며 근처에 앉는 분들과 친해졌다.
공부는 Mac으로 진행한다. 나는 맥을 안 써봤었으나 아이패드라도 있던 덕분에 ios 환경에 금방 적응했다. 맥에서는 커맨드 키가 윈도우의 ctrl처럼 쓰이는데, 커맨드 키 단축키 모음을 찾아보는 것이 유용하다. (부작용: 집에서 윈도우 쓸 때 자꾸 윈도우 키를 누르려고 함)
과제 진행 및 제출은 42서울 인트라넷을 통하고, Slack으로 공지를 확인하며 다른 피시너들과 소통하게 된다.
라피신의 공부 방식
42서울에는 '친절하게 가르쳐주는' 교재, 교수가 없다. 구글링과 소통으로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전문이 영어므로 번역기는 필수. 주변 사람들에게 묻고, 도움 요청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 다들 친절하게 알려주신다. 나도 기쁜 마음으로 많이 도와드렸다.
42서울 Slack에는 챕터별 채널이 있는데 문제들에 관해 함께 대화할 수 있다. 덕분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어서 꼭 적극적으로 활용하길 추천한다. 먼저 통과하신 분들께서 남기신 분투 기록과 자체 제작 테스트케이스들 덕에 과제 제출 전 실수를 고치기도 했다.(특히 현준 님께 한 번 더 감사드립니다) 42서울이 경쟁하는 곳이 아니라 다 함께 성장하는 곳이라는 걸 크게 느낄 수 있었던 부분이다.
한 챕터의 과제를 끝내고 제출하고 나면 동료 평가를 진행해야만 기계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동료 평가에서는 내 코드를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거나, 다른 사람의 코드 설명을 들으며 오류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코드 리뷰). 라피신에서 가장 좋았던 것이 이 동료평가 시스템이었다. 덕분에 코드 이해 능력과 설명 능력이 크게 향상되었다.
라피신 커리큘럼
라피신 커리큘럼에서는 Shell을 먼저 접하고 C언어를 공부한다.
Shell은 하나도 모르고 와도 된다. 처음에 Shell을 배우게 하는 건 시스템 명령어 배우기 + 짧은 줄의 쉬운 코드로 코딩 진입장벽을 낮추고자 한 게 아닐까 싶다. C언어는 조금이라도 공부하고 오는 게 당연히 좋다. 다른 후기 글들에서도 많이 언급하듯 과제는 원론적인 부분들을 많이 다룬다. 사용할 수 있는 함수를 제시하므로 제한된 조건에서 프로그래밍해야 한다. (ex. printf 대신 write 써야 함) 바닥부터 벽돌을 하나씩 쌓는 느낌이다.
Norm 규정이라고 엄격한 코드 작성 규칙이 있다. 클린 코드 작성에 익숙해지게 하려고 만든 것 같다. Norminette 검사기도 돌릴 수 있어 쓰다 보면 익숙해진다. (Norm이 없었다면 동료 평가에서 다른 사람 코드를 볼 때 작성 습관이 달라 힘들었을 것 같다)
조를 이뤄 진행하는 Rush, BSQ는 알고리즘 문제 풀이다. 경험치를 많이 주지만 시간을 많이 써야 한다. 뒤로 갈수록 난이도가 수직 상승하므로 Rush 00은 꼭 놓치지 말고, 개인 진도가 빠른 편이라면 다 하는 것을 추천한다.
라피신 종료
나는 클러스터에 출입 카드 태깅 기준으로 7월(15일간) 약 146시간, 8월(11일간) 약 106시간 있었다. 거의 매일 대중교통으로 아침 9-11시쯤 도착해서 저녁 8-11시쯤 나왔다. 최종 레벨은 11.96%이었다. 이 글을 쓰는 시점에 아직 본과정 합불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10기로 본과정을 합격하였다.
내가 라피신으로부터 얻은 것
프로그래밍과 관련해 막연했던 부분들이 많이 해소되었다. 예전에는 프로그래밍을 공부할 때 기능 되는 원리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음에도 '어쨌든 이렇게 쓰면 돌아가니까' 사용법을 외워 쓰기도 했었다. 이곳에선 시간 감각이 약해지다 보니 충분한 시간을 들여 잘 몰랐던 부분들을 파볼 수 있어 좋았다. (헤더, 포인터, 동적할당, 메모리 등) 코드 구조의 이해도가 높아지니 코드를 작성하는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다. 그리고 내가 푸는 방법을 모르더라도 구글링을 통해 도움 될 자료를 찾고 이해하는 능력이 매우 성장했다고 느꼈다.
개발 공부를 위해서는 구글링이 필수 소양이라는 것을 새삼 실감했다. 이곳에선 몸으로 부딪치며 독학으로 프로그래밍 공부를 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이 '정보의 바다에서 팔이 빠지도록 노를 젓는 능력'을 한 번 익힌다면 C언어가 아닌 다른 개발 공부를 할 때도 분명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순수하게 함께 배움을 추구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다른 사람의 코드로부터 더 좋은 풀이법이나 코드 작성법을 배우고. 다른 분께 더 쉬운 풀이법, 리팩토링 팁을 알려드리는 경험. 내 알고리즘 설명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해 주신 분. 수첩에 펜으로 꼼꼼히 메모해가신 분... 빛나는 눈으로 학구열을 불태우시는 분들을 보며 내 과거 공부 태도에 대해 자기반성이 들었다. 개강해서는 프로그래밍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
라피신 추천/비추천 대상
42서울의 과정은 실제 취업이나 코테 준비와는 동떨어져 있다. C언어를 하고 포폴 플젝 진행하는 느낌도 아니므로... 비전공자 혹은 프로그래밍 경험이 적은 전공자에게 추천한다. (나는 딱 내게 적합한 시기에 한 것 같다.)
- 라피신 추천 대상: 개발자를 준비하는 비전공자, 전공자지만 문과출신이거나 프로그래밍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 전공자 2학년 이하(알고리즘, 쉘 등이 전공 과정에 있기 때문), 프로그래밍 잘하지만 역경을 즐기는 사람(백준 레벨 높으신 분도 계셨었음), 남들 가르쳐주고 도와주는 것 좋아하는 사람, 시간 널널한 사람
- 라피신 비추 대상: 당장 취업해야 하는 사람, 바로 개발 프로젝트하고 싶은 사람, 병행할 것 많은 사람, CS 공부 꼼꼼히 해놓은 사람, 전공자 3학년 이상, 알고리즘 스터디 (잘) 한 사람, 알고리즘 문제 꾸준히 푸는 사람, 지원금만 관심 있는 사람
미래의 피시너들에게 전하는 팁
- 매일 공부 메모를 정리해 두는 것을 추천한다. 나는 타이핑이 익숙해서 노션을 활용했다. 과제 챕터별로 공부한 지식을 적어두고 개념 이해에 참고한 개발 블로그 링크들을 모아두었다.
- 나는 라피신 하는 동안 매일 네이버 블로그에 비공개로 일기를 썼다. 내 하루를 돌아보기 좋았고 과제 속도도 점검해볼 수 있었다. (그리고 라피신 동안 친구들을 만나지 못했는데 블로그로 소통할 수 있어서 외로움 완화에도 도움이 됐다.)
- Shell 명령어를 잘못 쓰면 그동안 작성한 코드들을 모두 날릴 수도 있다. 백업을 잘하자.
- 라피신 시작 전 깃, 깃허브 사용법을 배워두면 좋다. 과제를 하는 데 깃 명령어를 사용한다.
- 혼자 가는 것보다 지인 꼬셔서 같이 가면 더 좋은 것 같다.
마지막으로, 별일 없다면 클러스터에 가능한 한 오래 있자. 코딩이 지루할 땐 노래를 듣는 것도 도움이 된다. 라피신 내내 닳도록 들은 플레이리스트를 올리며 글을 마친다. https://www.youtube.com/watch?v=vSOwzOqAcqk&t=1303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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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과정을 합격해 카뎃이 되었다. 여유가 되면 본과정 생활에 대한 글을 작성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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